써드파티 렌즈 열전「가난한 자의 L렌즈」 |
비싼 돈을 들여 DSLR을 구입했지만, 구입시 포함된 '번들'렌즈로는 만족할 만한 사진을 찍을 수 없다. 모델의 배경을 더욱 흐리게 하기 위해, 더 넓은 풍경을 찍기 위해, 경기장에서 선수를 더욱 당겨 찍기 위해, 꽃에 앉은 나비를 더욱 확대하기 위해... 다양한 렌즈들을 검색해보지만, 캐논, 니콘, 소니, 펜탁스, 올림푸스 등 주요 DSLR 제조사의 렌즈 가격은 머리 꼭대기에 올라 앉아 있다.
저렴한 가격에도 쓸만한 렌즈는 없을까. DSLR 시장에는 이런 틈새시장을 노린 써드파티 렌즈가 존재한다. 써드파티(Third Party) 란, 앞서 말한 주요 제조사 외에 규모는 작지만 알차고 저렴한 렌즈들을 만드는 업체를 말한다. 시그마, 탐론, 토키나 등의 제조사가 있으며, 이 업체들은 다양한 DSLR과 호환되는 렌즈들을 제작, 판매하고 있다. 가격 대비 성능 좋은 써드파티 렌즈들을 알아보자.
광각/어안 줌렌즈
보다 넓은 영역을 촬영할 수 있는 광각렌즈의 경우 'Tokina AT-X 124 PRO DX'의 인기가 높다. 12~24mm의 초점거리로 시원스런 화각을 보여주며, 광각과 망원에서 f4로 동일한 조리개 값도 장점. 디자인과 만듬새에서도 호평을 받고 있으며 40만원대의 저렴한 가격을 자랑한다. 토키나의 명성을 높인 출세작이다.
왜곡된 사진을 필요로하는 디자이너나 재밌는 사진을 원하는 사용자라면, 'Tokina AT-X 107 DX Fisheye'를 추천한다. 마치 물고기 눈처럼 세상을 왜곡해 보여주는 어안(Fisheye) 렌즈다. 특히 어안 렌즈로는 드물게, 10~17mm 줌렌즈로 제작되어 활용도를 높였다. 가격은 40만원 후반대. 주요 제조사들의 어안 단렌즈가 보통 80~100만원대인 것을 감안하면,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어안렌즈를 맛볼 수 있다.
35mm 필름과 동일한 크기의 이미지센서를 탑재한 풀프레임 DSLR을 사용중이라면, 'Tamron SP AF 17-35mm F2.8~4 Di'를 눈여겨 보자. 풀프레임에서 17-35의 넓은 화각을 보여주면서도 비네팅은 생기지 않는다. 광각에서 f2.8, 망원에서 f4의 밝은 조리개값도 장점. 무엇보다도 30만원 초반대의 저렴한 가격이 마음에 든다. 물론 화질과 완성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주요 제조사의 비슷한 렌즈 가격이 80만원대 이상인 것을 감안하면, 절반 이하의 가격에 비슷한 화각을 맛볼 수 있다.
광각/어안렌즈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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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점거리 : 10-20mm |
- 초점거리 : 12-24mm | |
- 초점거리 : 11-18mm | |
- 초점거리 : 17-35mm | |
- 초점거리 : 10-17mm | |
- 초점거리 : 12-24mm |
표준렌즈
필름카메라(혹은 풀프레임 DSLR)의 50mm와 비슷한 화각을 보여주는 밝은 단렌즈는 없을까? 이런 소비자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기 위해 'Sigma 30mm F1.4 EX DC HSM'이 태어났다. 이 렌즈는 35mm 환산 50mm정도의 화각을 보여주며, APS-C사이즈의 이미지센서를 탑재한 대다수의 DSLR 사용자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최대 개방 조리개 수치도 f1.4로, 다양한 심도표현과 실내에서 흔들림 없는 촬영이 가능하다. 실내에서 아기나 여자친구를 주로 촬영하는 사용자에게 추천한다.
비슷한 이유로 필름카메라(혹은 풀프레임 DSLR)에서의 표준 줌렌즈, 즉 28~70mm f2.8에 해당하는 렌즈를 찾는 소비자가 많았다. 이런 기회를 놓칠 써드파티 제조사들이 아니다. 탐론은 2006년, 'Tamron SP AF 17-50mm F2.8 XR Di II'를 발표하며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다. 35mm 필름 환산 약 28-70mm의 화각을 보여주며, f2.8의 밝은 조리개값으로 실외에서 실내촬영까지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시그마 역시 2007년, 'Sigma 18-50mm F2.8 EX DC MACRO'를 발표하며 반격에 나섰다. 두 렌즈는 호각지세를 보이며, 크롭바디(APS-C사이즈 DSLR)용 표준 줌렌즈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35mm 필름과 동일한 크기의 이미지센서를 탑재한 풀프레임 DSLR을 사용중이라면 'Tamron SP AF 28-75mm F2.8 XR Di'를 추천한다. 2005년 출시된 이 렌즈 역시, '국민 표준 줌렌즈'라 불리며 선풍적인 인기를 모았다. 28-75mm, f2.8의 표준줌렌즈로 일상적인 용도로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다. 캐논이나 니콘에서 비슷한 사양의 렌즈가 100만원이 넘는 것을 감안하면, 30만원대의 저렴한 가격이 더욱 장점으로 다가온다.
표준렌즈 | |
- 초점거리 : 30mm | |
- 초점거리 : 17-70mm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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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점거리 : 18-50m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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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점거리 : 17-50m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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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점거리 : 28-75mm |
망원/광범위 줌렌즈
'Sigma 70-200mm F2.8 EX DG Macro HSM'은 f2.8의 밝은 조리개값을 지원하는, 80만원대의 비교적 저렴한 망원 줌렌즈다. 비슷한 사양의 캐논, 니콘 렌즈는 120~150만원대에 판매되고 있다. 이 렌즈의 경우 화질에서도 주요 제조사 못지 않은 성능을 보여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저렴한 망원 줌렌즈라고 하면, '헝그리 망원'이라 불리며 인기를 모은 'Sigma 70-300mm F4~5.6 APO DG MACRO'를 빼놓을 수 없다. f4~5.6의 조리개값이 약간 어두운듯 하지만, 70-300mm의 넓은 줌 영역은 큰 장점이다. 가벼운 무게와 작은 크기도 매력적. 무엇보다도 20만원 초반대의 저렴한 가격이 이 렌즈가 인기를 모으는 가장 큰 이유다.
배낭이 무거운 여행길, 여러개의 렌즈를 챙길 수 없다면 광범위 줌렌즈를 추천한다. 'Tamron 18-250mm F3.5~6.3 Di II'는 18mm의 광각에서 250mm의 망원까지 무려 14배 줌을 지원한다. 줌 배율이 높기 때문에 조리개값이 어둡고 화질이 약간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으나, 가벼운 무게와 작은 크기로 여행용 렌즈로는 최적이다. 또다른 여행용 렌즈로는 'Sigma 18-200mm F3.5~6.3 DC OS'와 'Tamron AF 28-300mm F3.5~6.3 XR Di VC'가 있다. 둘 다 손떨림 보정 기능이 탑재돼, 바디 내장형 손떨림 보정 기능이 없는 캐논, 니콘의 DSLR에 사용하면 좋다.
망원/광범위 줌렌즈 | |
- 초점거리 : 70-200mm | |
- 초점거리 : 70-300mm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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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점거리 : 18-200m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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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점거리 : 28-300m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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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점거리 : 18-250mm |
접사렌즈
작은 세계를 미세하게 표현해야 하는 매크로 렌즈는, 각 제조사에서 가장 선예도 높은 렌즈로 유명하다. 시그마, 탐론, 토키나 역시 50mm, 100mm, 180mm 등 다양한 영역의 매크로 렌즈를 판매하고 있으며, 주요 제조사 못지 않은 선예도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접사렌즈 | |
- 초점거리 : 105mm | |
- 초점거리 : 90mm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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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점거리 : 100mm |
제조사별 장단점시그마의 장점은 캐논, 니콘, 소니, 펜탁스, 올림푸스, 시그마 등 거의 대부분의 DSLR용 렌즈를 제작한다는 점이다. 광각에서 망원까지 다양한 렌즈를 출시하고 있으며, 디자인이나 만듬새에서도 합격점을 받고 있다.
탐론은 저렴한 가격이 장점. 가격을 줄이는 대신 거리계창 등 활용도가 낮은 부분을 과감히 뺐다. 때문에 디자인적인 측면에서 다소 부족하다는 의견도 있지만,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취향의 문제다. 시그마보다는 적지만, 다양한 제조사의 DSLR을 지원하는 호환성도 장점. 주로 표준줌 렌즈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토키나 역시 디자인과 완성도에서 호평을 얻고 있으며, 특히 광각렌즈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아직까지 렌즈의 종류가 많지 않고, 캐논과 니콘만을 지원하는 점이 아쉽다.
가장 중요한 화질의 경우, 세 제조사가 대동소이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멋진 사진이 목적이라면, '충분하다'
5~6년 전만 해도, 써드파티 제조사들의 인기는 높지 않았다. 가격이 낮은만큼 품질도 떨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술적인 노하우를 쌓은 이들의 인기는 날이 갈수록 올라가고 있다. 화질이 좋아졌음은 물론이고 광각에서 망원에 이르기까지 소비자의 입맛에 맞는 다양한 렌즈를 발표해 인기를 모으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시그마의 경우 수 년 전부터 자체 제작한 DSLR(SD9, SD10, SD14)을 출시하며 기술력을 과시하고 있다.
써드파티 렌즈는 이제 기술적인 부분에서 부족함이 없다. 멋진 카메라를 원하는 것이 아니라 멋진 사진을 원한다면, 써드파티 렌즈로도 충분하다. 굳이 값비싼 주요 제조사의 렌즈를 고집할 것이 아니라, 가격 대비 성능 좋은 써드파티 렌즈도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다나와 유재석 기자 / heyju@dana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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