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파인더를 감상하자
카메라를 다루는 방법을 어지간히 익히고 난 뒤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제 어떻게 하나 하는 당혹함을 느끼게 된다. 사진을 찍긴 찍어야겠는데 무엇을 어떻게 찍어야 작품이 될지 좋은 작품이란 어떤 것인지 그저 막막하기만 하다. 그러나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말자. 좋다고 느끼는 것들을 차분히 하나하나 생각하여 가며 찍으면 된다.
▲ 어느 것이 좋다고 느끼는 순간 얼른 파인더를 들여다보자.
그리고 그 순간 당신은 이제 다른 사람이 된다. 그것을 보는 순간 느꼈던 감정들을 뇌리에서 싹 지워버리고 사진을 감상한다. 파인더에 보이는 것을 사진이라고 생각하자. 다른 사람의 사진을 감상할 때처럼 아주 객관적인 입장에서 차분히 바라보자.
주의 할 것은 파인더를 보기 전에 자기가 느꼈던 여러 가지 감정들을 말끔히 지워버리는 일이다. 쉽사리 냉정해 지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냉정해 지도록 노력하자. 주위의 분위기에 우러나오는 여러 느낌을 싹 지워버리고 파인더를 남의 사진이라고 생각하며 구석구석 살피자. 이제 당신은 이 사진에 대한 냉철한 평을 내려야 한다.
이 사진이 나에게 어떤 느낌을 주는가? 그것을 판단하는 것은 누가 가르쳐 줄 수는 없다. 그것은 많은 사진을 보고, 느끼고, 노력하고, 경험해 가는 사이에 당신의 판단력은 키워질 것이다.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그 느낌이 좋다면 당신은 이제 이 사진을 당신의 작품으로 만드는 것만이 남아있다.
그러나 이 사진은 여러분이 아직은 얼마든지 조절할 수 있음을 기억하라! 좀 더 강하게 내용을 전달하기 위하여 어느 부분만을 잘라 내어 보여 줄 것인지, 전체를 보여 줄 것인지, 심도는?, 셔터속도는?,초점은 어디에?,앵글의 위치는?, 등 여러분이 조절할 변수는 아직 수없이 남아있다. 이런 모든 것들을 아주 빠른 시간 내에 판단하여 실행을 한다면 여러분은 노련한 작가라고 할 수 있다.
혹 이런 종합적인 판단이 더디게 진행된다고 속 상해 하지는 말자. 이런 경험을 많이 쌓아 갈수록 여러분은 더욱 빠른 결정을 내릴 수 있을 것이다.
훌륭한 사진은 오직 열심히 피사체를 보는 방법뿐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본 것을 판단하고 그것을 조절하는 방법을 빠르게 결정을 내리는 것이 여러분이 지금부터 공부하여야 할 큰 목표라고 하겠다.
앞에서 이야기하였듯이 파인더를 감상하며 그 사진이 좋은 것인지 그렇지 않은 것인지는 여러분이 판단할 몫이다.
이제 여러분이 촬영하여야겠다고 마음먹은 그 사진을 더욱 강한 내용으로 표현하기 위하여 조절할 수 있는 여러 방법들을 알아보고 설명하도록 하겠다.
2.효과적인 화면 구성
촬영자가 파인더속의 작품에 좋은 느낌을 받어 촬영하여야겠다고 결정을 내리고 나면 그 작품의 내용을 가장 효과적이고 강하게 표현할 수 있는 여러 방법들을 여러분은 결정하여야 한다.
그 중에서 우선 하여야 할 일은 주 피사체의 위치를 설정하는 것이다. 화면의 한 가운데에 위치 시킬 것인지 아니면 좌우나 상하로 지우치게 위치시킬 것인지를 자기가 알고 있는 구도의 틀을 다 동원하여 결정하게 된다.
가장 효과적인 화면을 구성하는 방법으로 여러 가지 구도의 공식을 제시 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 구도의 공식이라는 것은 화면을 이끌어 가는 기본적인 방법일 뿐이다. 구도의 공식을 한번도 접한 적이 없는 사람을 오랜세월 동안 그림을 그리게 하여 숙달시키고 나면 처음에는 무조건 그리다가도 결국엔 대부분의 그림이 이 구도의 공식을 바탕으로한 그림이 된다는 이야기도 있다. 이 구도의 구성원칙에 어떤 장면이나 다 맞추어 가려고 생각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화면을 구성하여가는 능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이 기본 공식에 따라 많은 연습을 해 볼 필요가 있다. 구도에 대한 여러 공식들을 스스로 실험해 보며 연습하다 보면 어떤 장면을 볼 때 그것의 선택에 많은 도움을 줄 것이다.
가장 안정적인 방법이라면 대상물을 한가운데 안주 시키면 될 것이다. 그러나 이 방법은 변화없는 화면을 구성하는 요인이 되고 운동감이 없으며 지평선이나 수평선이 한 가운데로 지나가게 되어 화면의 이등분현상이 일어나기가 쉽다.
수평선이나 지평선이 있는 사진일 때에는 아예 그것을 화면에서 제외시키는 방법도 한번 쯤 생각해 보라. 뜻밖의 좋은 화면이 될 수도 있다. 꼭 그것이 화면에 필요하다고 생각 될 때에는 어느 부분을 강조할 것인지를 결정하여야 한다. 수평선이 아래로 많이 내려가 있으면 하늘을 강조하는 화면이 되고 위쪽으로 올라가 있다면 땅을 더 많이 강조하는 화면이 될 것이다.
화면에 사람이 있다면 이 사람의 시선이 가는 방향으로 공간을 많이 남겨 두는 것이 좋다. 움직이는 물체도 그 앞쪽으로 공간을 많이 두어야 한다. 사진을 보는 사람의 시선도 습관적으로 사진속의 그사람이 무엇을 보고 있는지 또는 어디로 가고 있는지를 사진에서 찾아 내려고 시선이나 움직이는 방향으로 관심을 갖고 따라가기 때문이다. 의도적으로 그 공간을 극도로 넓게 표현하여 시선이나 운동감을 더욱 강하게 보이도록 하는 경우도 있다.
3. 내용의 선택
촬영을 한다는 것은 처음부터 끝가지 선택의 연속이라고 할 수 있다. 어느 것 하나 촬영자가 소홀히 할 수 없는 모든 것들이 그 촬영자의 선택여하에 따라 각기 제 몫을 하며 훌륭한 역할을 하고 있다.
기자재의 선택이며 필름의 선택, 표현 방법과 구성, 소재의 선택 등 실로 많은 것들이 여러분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겠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도 할 수 있는 내용의 선택을 어느 부분까지 포함시켜야 가장 효과적인 내용일 될 까 하는 것도 촬영자가 결정지어야 할 문제이다.
사진을 배우기 전까지 우리가 흔히 인식하고 있던 사진이란 좋은 배경 앞에서 특별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그리고 그것을 기념하는 ,아울러 기록하여 두는 것이 사진이라고만 생각하여 왔었고 또 그렇게 찍어 왔던 습관이 있다. 어쩌다 가까운 사람을 멋있게 찍어 줄려는 욕심에 배운 것을 이용하여 얼굴을 크게 찍어 주었다가 그 사람의 시큰둥한 반응에 기분이 언짢았던 때를 많이 경험해 보았을 것이다.
어느 분이라도 자기의 여드름자국이 세밀하게 표현되고 주름살이 그대로 나오며 흉터자국까지 자세히 보이는 이런 사진을 좋아할 리는 없다. 이런 것은 누구나 자기의 결점은 숨기고 싶은 마음에서 일어나는 아주 단순한 반응이기 때문에 그렇게 신경 쓸 필요가 없는 일이지만, 이런 경험이 있어서인지 많은 분들이 자기 눈에 보이는 모든 것들을 한 장의 사진에 다 집어넣으려고 한다. 그렇게 하여 사람의 머리에서부터 발끝까지 남김없이 표현하고 그 뒤에 있는 멋있는 풍경까지 다 화면에 나오게 한다. 이것은 기념사진이라면 몰라도 어떤 내용을 강하게 표현하여야 하는 사진인들에게는 아주 좋지 않는 습관이다.
촬영자에게 필요한 것은 자기가 관심을 갖게 만들고, 촬영하여야겠다고 마음먹게 만든 아주 작은 부분이기 때문이다. 인물의 얼굴 표정 이라든지 그 사람의 신체일부분에서 풍기는 어떤 이미지라든지 건물의 일부분에서 이루어지는 아름다운 구성 이라든지, 정작 촬영의 동기가 되는 부분은 의외로 아주 작은 부분일 것이다.
그 부분을 더욱 강하게 표현하려면 이 부분을 크게 표현할수록 좋을 것이다. 쉽게 생각해서 큰 글자가 눈에 빨리 띄 는 것은 누구나 다 알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 이치이다. 일단은 더욱 가깝게 접근하여야 한다. 가까이 갈수록 필요 없는 부분들이 자꾸 사라진다. 그래서 권하는 방법이 있다. 가장 가까운 곳에서부터 촬영을 시작하는 것이다.
인물을 촬영한다면 바로 코앞에서부터 카메라를 세우고 뒤로 물러나며 적당한 장소를 잡아야 한다. 노랗게 물든 은행나무가 당신의 관심을 끈다면 일단은 은행나무와 가장 가까운 거리로 달려가야 한다. 그 곳에서 부터 한발씩 뒤로 물러나며 가장 좋다고 생각되는 곳을 정한다. 가까운 곳에서부터 시작하는 것과 먼 곳에서 부터 좋은 장소를 찾기 시작하는 것은 아주 다른 의미를가지고 있다.
이제 여러분은 아주 가까운 곳에서부터 물러나다가, 가장 좋다고 생각되는 장소가 발견된다면 그 지점에서 한발 더 앞으로 다가가서 촬영을 시도하여야 한다.
아직은 많은 분들의 눈은 너무 가까이 촬영하는 것에 익숙해져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렇게 가까이 가는 것에도 한계가 있다. 자기가 표현하고자 하는 내용은 충분히 나와 주어야 한다. 상황설명이 필요한 내용인 것들은 그 내용이 처해 있는 상황이 나타나 주어야 한다. 주제의 내용을 더욱 강하게 하여 줄 수 있는 내용들은 충분히 표현하여 주는 것이 더욱 이롭다는 말이다.
웅장한 대자연속의 외롭게 죽어 있는 마른나무에 흥미를 느껴 사진을 찍으면서 덩그러니 그 나무 한 그루만 찍어 놓았다면 자기의 표현의도를 다 발휘하지 못한 것이 되고 만다. 이 때에는 그 죽은 나무가 조금 작게 표현되더라도 뒤로 물러나 그 나무 뒤로 웅장한 산세가 보이도록 표현하여 주어야 할 것이다.
촬영을 시작하기 전에 우선 다시 한번 생각하여 보자. 과연 나 자신이 무엇에 이끌려 이 장면을 찍으려고 하는지를 ... 그리고 다시 파인더를 들여다보며 그것들이 충분한 크기로 나타나며 원하는 그대로의 내용이 표현되었는지를 다시 한번 점검하여 보자. 좀더 숙달된 시가가 되면 이런 결정을 직감적으로 할 수가 있지만 지금은 이 모든 결정을 아주 신중하게 생각하여 시행하여야 더 좋은 작품이 될 것이다.